가방의 운명

이스라엘의 택시운전기사가 해주었던 이야기. 관광객이 창백한 표정을 지으며 차안으로 들어와서 “저 버스를 뒤쫓아줘” 라고 외쳤다. “왜 그래요?” 라고 물었더니, 가방을 잊고 내렸다고 한다. “아니,걱정하지 마세요. 즉시 멈출 거니까….자, 봐요.” 멈춘 버스에서 승객들이 앞다투어 내려오고 당장 경찰 또는 군대가 뛰어온다. 소유자가 분명하지 않은 짐은 이 나라에서는 반드시 폭발물이라는 판정을 받는다.

로스앤젤레스에서의 경험. 양손에 큰 짐을 들고 있는 늙은이가 비뚝거리며 걷고 있었다. “제가 들어드릴까요?” 내가 말을 걸었더니, 그는 겁먹은 표정을 지으며 뒤걸음질치자마자 식식거리며 뛰어가 버렸다. 내 잘못이었다.

서울에서 본 일. 가방을 손에 든 젊은이가 버스에 올라탔다. 좌석에 앉아 있던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젊은이가 휙 그 가방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자기 무릎위에 놓았다. 버스에 올라탄 젊은이는 “고마워” 라고 인사했다.

회사에서 퇴근하는 사람들로 복잡거리는 동경역에서 있었던 일. 사람들은 교외로 가는 전철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그 역의 시발 전철이 플랫폼에 도착한 후 좌석을 확보한 샐러리맨이 거기에 가방을 놓은 채 사라진다. 좌석에는 소유자가 불분명한 가방이 남아있다. 가방속에 많은 돈이 있는지, 시한폭탄이 시시각각으로 재깍거리고 있는지, 주변의 사람들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깡통커피와 석간신문을 손에 들고 돌아온 샐러리맨은 좌석을 지켜봐주던 가방을 그물선반위로 던져올린 뒤 하품을 한다.

같은 가방의 운명도 나라에 따라 상당히 다르다는 것이다.






バッグの運命

 イスラエルのタクシー運転手から聞いた話。
 観光客が血相変えて乗り込んできた。「あのバスを追いかけて」と叫ぶ。どうした?ときくと、中にバッグを忘れた、という。「いや大丈夫。すぐとまるよ……ほら」

 止まったバスから乗客は争って降り、すぐに警察か軍が駆けつける。持ち主不明の荷物は、この国ではまず爆発物と見なされる。
 ロサンジェルスでの経験。老人が両手に大きな荷物をさげてヨロヨロ歩いていた。「お持ちしましょうか」と声をかけると、目に恐怖の色をにじませて後じさりしたかと思うと、息を切らせて駆けていった。悪いことをした。
 ソウルで見たこと。
 バスにバッグをさげた青年が乗り込んできた。座っていた同年配の青年がそのバッグをさっと取り上げた。そして自分のひざの上に置いた。乗ってきた青年は「ありがとう」と彼に礼を言った。
 通勤帰りで混雑する東京駅でのこと。
 郊外へ行く電車を並んで待つ。やってきた始発電車に座席を確保した勤め人が、バッグを置いて消える。
 座席には、持ち主不明のバッグが残される。中に大金が入っているか、時限爆弾が時を刻んでいるか、まわりは一向とんちゃくしない。
 ビールや夕刊紙を手にして帰ってきた勤め人は、留守番をしてくれたバッグを網棚に放りあげて、あくびをする。
 同じバッグの運命も国によってずいぶん違うものだ。

☆数年前の朝日新聞のコラム「 論説委員室から」を韓訳したもので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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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shinayuu | 2006-07-15 23:49 | 翻訳 | Comments(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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